2018년 3년 만에 K리그1로 승격한 시민구단 경남FC는 리그2위, MVP선수 배출 등 우수한 성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아울러 2018년 홈 평균 유료 관중이 3,169명으로 2017년 대비 231%나 증가할 정도로 시민에게 큰 사랑을 받는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순풍을 단 경남FC는 2019년 K리그1가 개막한지 한 달 만에 정치인들의 선거유세로 인해 절체절명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경남FC 홈구장인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 대구FC의 K리그1 경기에서 ‘4·3 창원성산 재보궐 선거’ 운동 지원을 위해 방문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강기윤 후보 측이 경기장 내에서 금지된 선거유세를 펼친 것이다. 이에 따라 경남FC는 10점 이상의 승점 감점 등의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해있다. 프로축구연맹 정관 제5조(정치적 중립성 및 차별금지)에 의하면 경기장 내 선거 운동 관련 지침에는 ‘경기장 내에서 정당명, 기호, 번호 등이 노출된 의상을 착용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를 위반할 시 해당 구단은 10점 이상의 승점 감점, 무관중 홈경기, 2,0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등을 받게 된다.
2019년 4월 1일 발표한 경남FC의 공식 입장문에 따르면 경남FC 임직원들은 경기시간 30분 전 황 대표와 강 후보측이 입장권을 검표하는 순간을 포착했다. FC경남 임직원은 유세원을 향해 정당명, 기호명, 후보자명이 표기된 상의는 입장불가하다고 공지했고 유세원의 경기장 입장을 저지했다. 그러나 선거 유세원은 검표원의 재제에도 불구하고 정당과 후보 이름이 부착된 유니폼을 입은 채 막무가내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에 경남FC임직원은 거듭 선거유세를 만류했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런 규정이 어디 있냐”, “말도 안 되는 소리하고 있네”라며 FC임직원을 조롱하면서 갑질 선거유세를 멈추지 않았다. 결국 FC경남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과 언론보도로 논란이 불거지자, 자유한국당은 축구연맹에 선거유세 금지 구정이 있는지 몰랐다는 사과와 함께 선관위로부터 유권해석을 받고 선거유세를 했다며 문제 소지가 없다는 뜻으로 잘못을 합리화하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이에 문화연대와 체육시민연대는(이하 체육시민사회단체)는 4월 1일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 전화를 걸어 자유한국당 측이 경기장 선거유세 활동에 관해 유권해석을 받은 사실여부를 확인하였다.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자유한국당에서 의뢰한 유권해석은 구두로 받은 것이라 아직 정확한 사실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입장료나 금액을 지불해야 되는 공간에서의 선거유세는 공직선거법 106조에 저촉될 여지가 높다는 해석을 내렸다. 이어 4월 1일 17시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경남FC 경기장 안 유세에 대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행정조치인 '공명선거 협조요청'을 했다. 결국 황교안 대표와 강기윤 후보 그리고 자유한국당은 스포츠 규정을 업신여겼고, 선거법도 대수롭지 않게 본 것이나 다름없다. 선거유세가 그 어떤 가치와 규정보다 중요하다고 착각하는 시대착오적인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처사다. 이들은 스포츠를 선거를 위한 손쉬운 도구로 치부해 버렸다. 이는 스포츠의 장에서 어떠한 정치적 표현도 허락되지 않는다는 상식에 대한 도전과 몰이해에 비롯된다.
경남FC는 오늘 오전 공식 입장문에서 자유한국당과 강기윤 후보측에 정식사과를 요구했고, 이번 사태로 구단이 징계를 받게 되면 징계정도에 따라 “경남FC 팬들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은 물론, 징계 정도에 따라 법적인 책임”을 물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육시민사회단체는 경남FC의 대처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
이에 우리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당대표, 강기윤 후보에게 고한다. 하루빨리 경남FC와 경남도민 그리고 체육계를 향해 진심어린 사과와 용서를 구할 것을 촉구한다. 나아가 선거관리위원회는 앞으로 정치인들이 스포츠 현장에서 선거유세를 절대로 할 수 없는 강력한 제재와 관련 법령을 개정할 것을 당부한다. 또한 경남FC가 축구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을 경우 자유한국당은 즉각적으로 피해보상을 실시할 것을 약속하라.
체육시민사회단체는 필요할시 경남FC와 연대하여 지원을 할 것이며 앞으로도 스포츠의 정치도구화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을 다 할 것이다.
2019년 4월 1일
문화연대·체육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