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이미 여러 차례 언론에서 보도되었듯이 서울시 오세훈 시장은 동대문야구장을 11월에 철거하고 축구장은 내년 3월에 철거하려는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지난 3월19일에는 서울시 오세훈 시장과 KBO, 대한야구협회의 관계자들이 만나 7개 구장 건설을 조건으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확인해 본 결과 언론에 보도된 것과는 달리 양해각서가 아닌 합의서 수준이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서명과 KBO 신상우 총재, 이내흔 대한야구협회장의 서명이 없었습니다. 대체구장을 언제 시공하여 언제 완공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없었으며 그저 동대문운동장을 공원화하는 대신 서울시에서 7개의 구장을 짓도록 노력하겠다는 협조문 정도였습니다. 즉 법적인 효력이 거의 없는 종이조각 수준인 것입니다.
서울시에서는 구의정수장 부지에 금년 11월까지, 신월정수장 부지에는 내년 3월까지 간이야구장을 짓겠다고 언론에 발표하였지만 현재 해당 시의원, 주민들의 반대로 시공은커녕 부지확보조차 되어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고척동 쪽에 짓겠다는 최신식 구장 역시 현재로서는 전혀 시공조차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대로 동대문야구장이 올해 11월에 철거된다면 당장 내년에 아마추어 야구대회를 치를 곳이 없게 됩니다. 이에 대해 주최 측인 대한야구협회와 각 신문사들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못한 채 그저 동대문야구장의 철거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동대문운동장은 근대최초의 체육시설이며 동대문야구장은 각종 아마야구경기와 프로야구의 개막전이 벌어진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또한 동대문야구장은 요즘도 각종 아마야구경기가 벌어지고 있으며 축구장은 청계천 복원 시 이전한 1천여 노점상의 생존권이 달려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역사적이고 생존권이 달려있는 소중한 곳을 몇몇 사람들의 합의서에 의해 철거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미국의 양키스타디움과 영국의 웸블리구장, 일본의 고시엔구장은 개보수를 통해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역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보도에는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시의 메르데카 경기장이 철거될 위기에 있었으나 시민들의 적극적인 반대로 무산되어 지금은 오히려 훌륭한 경기장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동대문운동장과 야구장도 리모델링을 하면 충분히 이들 경기장 못지않은 역사와 전통을 가진 훌륭한 구장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단순히 오세훈 서울시장의 개발논리에 의해 동대문운동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에 야구팬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동대문야구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서명운동에 동참해 주시고 프로야구선수협회 홈페이지(www.kpbpa.net)의 서명운동에도 참여 부탁드립니다. 또한 언론에서 이미 동대문운동장 철거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지만 대체구장 문제, 풍물시장 상인들에 대한 문제 등 여러 변수가 있으므로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저희 시민단체들의 보존운동에 동참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체육시민연대·프로야구선수협회·문화연대
문의사항) ☎ 2279-8999 / 홈페이지 www.sportscm.org / 이메일 sports-cm@hanmail.net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