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한국일보,2020,8,5 [“체육계 자정기능 상실… '최숙현’ 재발 막으려면 정부가 나서 뜯어고쳐야”]
"최숙현 선수 소식에 며칠 밤을 못잤어요. 체육계는 스스로 사태를 해결할 자정기능을 상실했다고 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혁신위원회(혁신위) 위원장을 역임한 문경란 스포츠인권연구소 대표에게 지난 몇주는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 지난해 '쇼트트랙 미투' 사건으로 드러난 스포츠계의 폭력 관행과 성폭력 비위를 막기 위해 1년간 혁신위원들이 밤낮으로 머리를 맞댔건만, 이번엔 20대 초반의 최 선수가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을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혁신위는 7차례 권고안, 52개 과제를 발굴했지만 스포츠계 반발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올해 1월 활동을 끝냈다. 이 과정에서 스포츠계 스스로 곪은 부위를 도려낼 가망이 없다는 점을 절실히 깨달은 그는 4월 스포츠인권연구소를 만들어, 혁신을 위해 다시 팔을 걷었다.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만난 문 대표는 "(최 선수의 죽음은) 이제는 정말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며, 어린 선수가 우리 사회에 던진 마지막 경고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가 통렬히 반성하고, 한국 사회에서 스포츠의 의미와 비전을 재정립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인 출신인 문 대표는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에 위촉되며 인권활동가로 변신했다. 인권위가 국가보안법과 사형제 폐지 등을 추진할 때, 스포츠계 인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사람이 바로 문 대표였다. 전국 중ㆍ고등학교 학생선수 실태조사, 스포츠인권 가이드라인 헌장 발표 등을 주도했다. 전문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2월 혁신위원장에 선임돼 '운동부 합숙소 폐지'나 '주중 대회 금지' 등 혁신적 권고안들을 내놓았지만, 매번 스포츠계로부터 "현장을 모르는 비체육인의 주장"이라는 비아냥을 듣곤 했다. 특히 2차 권고안 때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 선수 출신 유명 체육계 인사들이 앞장서 문 대표의 개혁안을 공개 반대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혁신위 개혁안이 단순히 '개선안'이었으면 저항이 크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바꾸는 '혁신'이었기 때문에 비판 아닌 비난을 받기 일쑤였다"고 전했다. 이런 '체육계 카르텔'이 결정적 고비마다 혁신을 좌초시켰기 때문에, 각종 폭행 및 성폭력 사건이 반복됨에도 스포츠계의 곪은 관행이 반복됐다는 게 문 대표의 분석이다. △피해자를 보호할 신고 시스템 부재 △묵인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인적 카르텔 △성적을 최우선 목표로 삼은 국가적 비전 탓에, 가해자에 대한 '꼬리 자르기'만 있었을 뿐 시스템 자체를 뜯어고치는 일은 늘 뒷전으로 밀렸다는 얘기다. 그는 "스포츠계처럼 30년 넘게 인권 유린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곳은 없다"면서 "성적지상주의에서 비롯된 억압적 분위기, 버텨야 실력이 오른다는 비과학적 믿음, 불만을 표현하기 어려운 폐쇄적 구조를 다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5일 출범한 스포츠 비리 근절 전담기구 '스포츠윤리센터'에 대해서도 우려와 당부의 목소리를 전했다. 새 기구가 설치됐어도 선수들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이상, 기존의 대한체육회 조직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얘기다. 문 대표는 "새로운 센터는 365일 24시간 선수들이 신고하고 도움 받을 수 있어야 하고, 문체부 장관에게 직접 보고하는 곳이 돼야 한다"며 "아동복지법처럼 인권침해 사항 발견시 신고를 의무화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080410010003912 02.한국일보,2020,8,8 ["사회와 단절돼 운동만 해왔는데... 고발한다고 해결이 될까요?"] 전 모굴스키 국가대표 선수 서정화(30)씨는 고(故)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과정을 톺아보며 '역시'라고 생각했다. 폭언ㆍ폭행하는 지도자, 고발조차 쉽지 않은 현실,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후처리 탓에 절망감을 느끼는 피해자까지. 비상식적인 상황이 상식처럼 굳어버린 체육계 모습은 10년 전과 변함이 없었다. 서씨는 7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을 보도로 접하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아 소름이 돋았다"며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체육계 인권 실태는 큰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12년간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던 서씨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하며 권고안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지금은 선수들의 인권 유린 문제나 구조적 병폐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로스쿨로 진학해 법을 공부하고 있다. 서씨가 생각하는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원인은 '고립된 체육계'에 있다. 어렸을 때부터 학교 생활은 미룬 채 운동에만 집중해야 하는 ‘운동선수만의 세계’에 갇힌다는 것. 서씨는 "체육계는 다른 분야에 비해 고립성이 크다"며 "엘리트 운동선수가 되기 위해선 학업 등 다른 생활들은 포기해야 하고, 인생 전부를 바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른 사회와 교류할 수 있는 기회인 학교 생활은 시도부터 차단당한다. 서씨는 "공부를 하면서 운동선수 생활을 함께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나 역시 고등학교 때 합숙생활을 하지 않으려면 국가대표 포기각서를 쓰라는 강요를 받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나 서씨는 이에 굴하지 않고 서울외고 영어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동아시아학과를 다니면서 선수 생활을 병행했다. 운동과 학업이 별개의 것이 아니란 점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폭력ㆍ폭언도 정당화된다. 성적과 메달 등 결과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에서 엘리트 선수의 목적은 올림픽 출전, 국위선양에 두기 때문에 개개인의 인권은 부차적인 요소가 된다"며 "지도자들은 폭력ㆍ폭언 등이 성적 올리기에 효과가 좋다는 이유로 정당화한다"고 지적했다. 폭력 등의 문제를 신고할 경우, 이제껏 전부를 바쳐왔던 '선수 생활'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서씨는 "엘리트 선수들은 운동 이외의 대안이 없다"며 "신고가 자신의 선수생활뿐 아니라, 심할 경우 팀 해체까지 빚어질 수 있는데, 이는 자신과 동료들의 삶이 모두 송두리채 빼앗기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더 큰 피해를 감수해야만 하는 현실이라는 것. 조사ㆍ처벌을 통한 발본색원도 말뿐이라 선수들은 좌절감만 학습한다. 서씨는 “최 선수가 죽기 전 대한체육회로부터 전화를 받고 ‘네 알겠습니다’라고 하는 녹취본을 들었다”며 “모든 걸 내려놓은 느낌을 받았는데, 이때 느낀 좌절감이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 같다”고 했다. 서씨는 그래서 '열린 체육'이 가장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선수들이 운동만 하며 메달만을 위해 고립돼 살길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다양한 사회를 접할 수 있는 학교 생활을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서씨는 "엘리트 선수들도 다른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점도 로스쿨 진학에 영향을 미쳤다"며 "경쟁에서 승리해 메달을 따는 것만이 가치 있다는 생각을 깨고, 운동의 즐거움이나 협동ㆍ협업 등 다양한 스포츠의 가치를 몸소 느끼기부터 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출처 :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0080609530003852 03.SBS NEWS,2020,8,8 [[단독] '최숙현 사건' 거짓 보고… 사망 뒤에도 계속 은폐] <앵커> 체육계 폭력 사건 피해자들에게는 육체적인 고통도 힘들지만 무엇보다, 서로 알면서 쉬쉬하고 그래서 사건을 덮으려는 고질적인 관행이 더 견디기 힘든 고통입니다. 고 최숙현 선수도 생전 여러 차례 진정서와 고소장을 냈지만 경주시청이 거짓 보고서로 대응해온 걸로 확인됐습니다. 정명원 기자입니다. <기자> 고 최숙현 선수가 첫 진정서를 낸 후인 지난 3월 경주시청이 작성한 민원조사 결과보고서입니다. 최 선수를 비롯해 경주시청팀을 거친 선수 5명과 통화한 결과 ‘폭행은 크게 없었고, 왕따 정도만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경주시청 관계자(보고서 작성) : 제가 이제 전화통화한 진술서의 내용을 작성하고, 그걸 요약해 서 거기에다 작성을 한 거죠.] 이 보고서는 경주시는 물론 철인 3종 협회와 대한체육회 등이 사안을 판단하는 데 기초자료 역할도 했습니다. 그런데 보고서에서는 최 선수의 피해 사실을 일관되게 증언해 온 선수 2명이 감독의 폭언, 폭행은 없었고 주장 선수의 폭행도 1년에 3차례뿐이라고 말한 걸로 기록돼 있습니다. 하지만 두 선수는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고 당시 경주시청과 통화한 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 경주시청 팀 선수 A씨 : 제가 그렇게 진술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전 경주시청 팀 선수 B씨 : 저는 경주시청이랑 통화한 기억이 없어요. (이건 맞아요? 1년에 3차례?) 하루에 3차례가 아니고요? 가슴을 때리거나 머리를 때리거나 그냥 자기 기분이 안 좋으면 운동 핑계로 때리거나 항상 그렇게 맞으며 생활했어요. (이때 이런 식으로 통화한 적이 없다는 거잖아요. 그렇죠?) 네. (내용도 안 맞고?) 네.] 최 선수가 숨진 뒤에도 경주시청이나 협회 등은 계속 사건을 축소하려고 했습니다. 지난달 2일 열린 경주시청 운영위 회의록입니다. 가해자들을 불러놓고선 폭행 사실은 캐묻지도 않고 최 선수의 심리 상태를 문제 삼습니다. 심지어 경주시체육회장은 평소 최 선수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었고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한 걸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강희창/전 철인3종 선수 : 연맹 관계자들과 이제 감독들끼리는 이해관계가 전부 다 있어요. 불편해하고, 더 외면하는 것 같고, 더 은폐하려는 것 같아요.] 지난해 1월 조재범 코치 성폭력 사건 이후 대통령 지시로 민관 합동 스포츠혁신위가 구성됐습니다. 혁신위는 폭력 사건 발생 시 미국처럼 관련 체육단체를 배제하는 배타적 조사권과 징계권을 조사기관에 줄 것을 권고했습니다. 오랜 관행인 체육계 침묵의 카르텔을 깨라는 주문이었지만 이 권고는 무시됐습니다. [문경란/전 스포츠혁신위원장 : 그 카르텔 사슬을 끊지 않고서는 저는 진상규명도 안 되거니와 앞으로도 어떤 또 제2, 제3의 사건을 예방할 수 없다.] 폭력의 근본 원인이 엘리트 체육 위주의 육성 방식이라며 범정부 대책이 나온 지 1년 반. 그러나 이후 체육계 반발로 달라진 건 하나도 없었고 진로에 절대 권력을 가진 지도자의 폭력에 여전히 선수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정용철/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 : 여전히 꼬리 자르기를 해서 그냥 몇몇 사람 자리를 잃는 정도로 끝난다면 사실 선수들한테 주는 메시지는 매우 명확하다. (신고)해도 안 되고 앞으로도 이런 거 안 하겠다. 그게 더 무서운 거죠.] *출처 : h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921582 04. [금주의 스포츠 관련 기사] ‘故 최숙현 선수 가혹 행위’ 장윤정 前주장 결국 구속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00805/102317426/1 ‘최숙현 법으로 살아 돌아온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고(故) 최숙현 선수 http://m.gbpolitics.com/view.php?idx=215490 [단독] '주장선배 협박에'…1년에 폰 3번 바꾼 최숙현 동료 https://www.sedaily.com/NewsVIew/1Z6HJKV7SW 최숙현 선수가 남긴 숙제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608 때되면 반복되는 인권위 스포츠계 조사...이번엔 '제2의 최숙현' 막을까 https://www.sedaily.com/NewsVIew/1Z6H2ZNX46 최숙현이어 고유민까지… 팀이탈과 죽음, 왜 반복되나[스한 위클리] http://sports.hankooki.com/lpage/moresports/202008/sp20200808060010145210.html "그게 더 무섭다" 스포츠 폭력에 대한 섬뜩한 예견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665237 "매일 창고서 감독이 폭행"…장애인체육계에도 '최숙현’ http://mnews.jtbc.joins.com/News/Article.aspx?news_id=NB11963216 고유민 선수의 죽음, 그 뒤에 도사린 ‘악플’ http://www.hani.co.kr/arti/sports/sports_general/956409.html "발로 해도 너보다 잘해" 악플 고통 담은 故고유민 선수 인터뷰 공개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05/2020080502407.html "실수하면 째려보는 스태프, 위축될 수밖에"…故고유민 일기장 공개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312006625863712&mediaCodeNo=E 고유민 모친 “딸 가장 괴롭힌 건 ‘임의탈퇴 족쇄’…악플 아냐”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876026&code=61121111&cp=nv 스포츠뉴스 댓글 서비스, 네이버-카카오 “잠정 중단”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808/102350792/1 [칼럼]죽음까지 부른 스포츠 악성댓글, 실명제 도입할 때다 https://m.nocutnews.co.kr/news/5390218#_enliple 유승민 IOC위원, 스포츠뉴스 댓글 서비스 금지 법안 발의 요청 http://www.ks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220 체육인 인권 보호 강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국회 통과 http://m.fnewstv.com/news/newsview.php?ncode=1065594939084730
Comments